흐르는 밤

하루는 너의 밤을 보아
서성이는 먹구름 하염없고
이내 터져버릴 듯 가버릴 듯
흐리멍텅하기만 하여서

나는 어찌할 재주도 없이
너의 구름들과 밤길을 걸었다

너의 낯이 보이는 것은 분명 희뿌연 동공 너머로
달님과 별님이 총총하여서 일텐데
너는 어찌 우지도 시선하지도 않은 채 휘청거리고만 있는 것인가

별이 반짝이는
청명한 밤하늘에야 너와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을
너는 까맣게 잊어버리었나

너는 우뢰로 우짖을 용기가 없던가
비에 젖어 오들오들 떨어도
똑바로 밤을 직시할 별들이 없던가





steady s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