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생각조차 없었던 생의 첫 기억은
어느새 자라난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시작된다

나는 또 몽상에 잠겨 생의 처음을 음미하고
그 은은한 단맛에 겨워 나른한 오후에
어머니의 무릎베개를 끌어오곤 했다

구름은 생겨나고 사라지는데
눈으로 좇기에는 눈꺼풀이 너무나도 무거웠던 어린 시절

행복은 가족의 울타리 속에 풍성히 있는데
어린 양이 자라나는 만큼의 새싹으로 희생되어지는 초록

나는 어디로 가서 이내 뿌리내릴까

사람의 도리를 돌이켜 행해야 할 어른의 시간에는
아들과 딸들의 행복 속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인
생의 첫 기억을 떠올리며 생의 본질을 음미할 수 있을까

그렇게 우리는 깨달아가고 걸어가고
이내 사라지는 구름처럼 바람처럼 은은한 마음만을 남기고
행복을 남기고 떠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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