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나의 구름들

마음으로 빚은 구름들이 멈추어선 듯 가는 듯
무심히 바라보는 시선에 보답하여
푸르름 따라 노닌다

그저 두리둥실 거니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하늘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란 걸 알까...

그 언젠가 네가 내게 왔을 때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손으로 받을 새 없이 빗발쳐 왔을 때

대지가 물에 들어 검어지듯
나의 하늘도 감은 밤을 더해갔다

하루의 먼지를 씻어내고
민낯으로 너를 만난다는 건
밤 소나기가 보글거린 거리의 청량감이어서

이따금 비가 내린 밤에
너를 떠올리어 밤하늘에 수를 놓고는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식혀줄
너의 손잡고 걷는 거리를 빚어

바람결에, 더없는 하늘에
빚은 나의 구름들을 노닌다





steady s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