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 봄

해오름에 피어났던 꽃잎들을
바래가는 가을의 결실로 추수하였던 것은

하강하는 지금에 만나
시선하는 눈꽃을 오래도록 간직하여
그 빛깔에 쌓이기 위함이었다

사철을 돌며 보아온 풍경들을
함박눈에 소복이 감싸 두었던 것은

살얼음 아스러져 흐를 그날
청산유수로 조근대는 통에 너를 홀리어
미리내 넘실대는 아릿함을 담기 위함이었다

행복은 도처에 깔린 것

너의 숨결이 바람을 타고 올 적에
들숨에 저려오는 마음 날숨에 전하는 마음

너의 온기가 봄을 예고할 때에
혹 이른 시간 혹 늦은 때는 아닐지 조마조마하면서도

너를 온통 기다렸기에

눈에 선한 너를 봄이 흐르는 계절의 봄이길

너는 언제나 봄이길

바라 그리고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