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한줌 밤

배가 고파오는 가을의 밤은 늘 넉넉했다


잠자는 의식을 깨우기에 어제의 여분이 있었고

새벽의 추위도 헐벗은 나의 몸을 식히기엔 아직 옅었다

양식의 창고 또한 오랜 어둠이 스미어 시각에 찼다


커다란 세월을 꿈의 단편으로 조각조각 보고 보내는 밤들에

네게로 가는 기나긴 여정의 쉼표는 늘 고픈 것이었다


감은 눈으로 보는 세상이 뿌연 선명으로 다가올 날이,

너와 나라는 구분도 없을 그날이 하루씩 하루씩 좁혀질 때에


네게로 향한 시선과 더불어 고픔과 외로움으로 차오른 날들은

쉴 새도 숨을 새도 없이 때가 되어서 무르익어갔다


밤은 늘 넉넉해야 하기에 나는 채우고 또한 비웠다

그랬다 난 낮과 밤으로 너에게 발길하고 또 하였다


산란하는 그날을 향해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동면의 언저리에 연어를 낚아채는 배고픈 곰처럼


나는 네게로, 가득한 모순으로 다가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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