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겨울의 자욱과 봄 사이의 새벽
일출에 녹아내린다

겨우내 침잠한 공기 내쉬려 창을 엶에
마파람 서둘러 들어서고
추운 밤 들었던 할아비의 파리한 옛이야기 마침내 따듯하여서
아지랑이 피어올린다

양지가 아늑하여 발돋아 오르는 생명들
거니는 발걸음 바슬거리는 날벌레
코가 찡긋 먼지가 반가운 봄이 왔다

마음 가는 대로 동하는 대로

움츠림이 잦아든 오늘을 짊어지고 선 여기
노을이 기다리는 저녘
잉태의 란(卵)이 대지에 감싸인다

왔다, 내일에 매일에 피어올 봄이 왔다





steady s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