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못

잊어버린 무의미가 어둑히 저며 온 그즈음에
세찬 비바람 불어와 나를 두드리었다

사방 가리우는 비와 소리에
나의 억념도 마치 그러할 거라

우노라
빗물에 젖히어도 삭힐 수 없는 속은
우노라
혼이 도달한 저 별이 뵈지 않는 낮과 구르뫼에 나의 신(身)은

하늘이 다하도록 내리는 사이로는 해갈치 못하여
걸음걸이 하는 곳은 생의 어디에 자리하고 있나

운해가 마르도록 마시며 이르른 밤
언제고 다시 올 밤, 알 수 없는 목마름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 푸른 미리내 그득하여
무수 많은 바람이 있기에 이 밤을 지키나

아... 그렇구나...

진청 밤하늘, 수만 별이 떠 시원한 못에 목을 축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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