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日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본다

 

하아...

 

하루 애태우던 회귀의 본능은

넘실대는 해를 노을에 넘기고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스름은

그림자의 영역을 넓혀만 간다

 

어두운 밤과 어제에 굴하지 않고

긴긴 여정을 걸어온 우리

 

오늘의 일들은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서 듣곤하였던 옛이야기처럼 깊이를 더하여 침잠해가겠지...

 

...

 

늘같이 혼자 맞이하는 어느 휴일의 오후

 

지난 날들의 감상이 마음 켠에 빼곡히 쌓여서

낡은 등불을 지피워 찬찬히 되내어 본다

 

마음에 드는 오늘의 나는

매일 매일의 반복 속에서 내일을 알아가지만

 

습관의 사이로 어느샌가 볕이든 희뿌연 여백

 

닫혀있는 덧문 사이로

햇살의 결이 선한 것을 몰랐을까

 

오롯이 혼자이던 등불같은 마음은

어떤 동경을 품고 혼을 불태웠던지

 

조심스레 창문을 열어본다

헝클어진 시선에 작열하는 태양이 부시다

 

얼얼함도 잠시, 이내 따스한 온기가 퍼진다

 

무수한 날들에도 늘같은 해처럼

늘같을 나일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바라보다가 이내 문을 나선다

 

 

 

 

.

 

 

 

 

steady s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