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零]
산다는 것은 참...
우연히 이 시공에 만나
같은 양식을 공유하며 살아서
정겹고 동질감이 느껴지고
애틋함이 생겨나는 것이겠지
우리는 누구나 선대의 덕을 누리고
찬란한 우리의 시대를 향유하며
또한 후세를 길이 보전하기 위한 대비를 하지
영생이었다면 이 모든 것이 쉬웠을까
대신 우리에겐 내리사랑이 있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풍요로움을 느끼지
우리는 빛나는 태양을 동경하고 의지하며
영 (零)을 추구하기에
생 (生)하지
어두운 밤을 비추는 밝은 달의 위로를 받으며
나의 것은 뒤에 취하기에 우리가 함께일 수 있지
우리는 이루지 못하기에 결 (結)하지
아니하고
늘처럼 지천에 깔린 행복에 겨워하며
함께하고 희로애락 속에서
우연히 우리가 이 시공에서 만난 것처럼
행운을 거머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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