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太白]
산골짜기 우리집에는
고도가 높아 서늘한 마당에
개가 기다리고 있다
하루 온종일 기다려도
오지 않는 주인 녀석
기다리다 기다리다
바람이 수풀에 가는 것을 알고 듣고
보이지 않는 저 너머
작은 폭포수도 흐르고 있다는 걸 알고 듣는지
하루 내 마냥 기다리는 그 녀석
가만가만 가만한 눈으로 풍경을 듣다가
자갈밭을 자글거리며 오는 주인을 반긴다
그에겐 목줄 반경의 영역이 아닌
주인의 눈동자 너머가 세상이다
다가와 앉아 쓰다듬는 사이
옷에 베인 냄새로 주인의 하루를 묻는다
주인은 아는지 모르는지 태백은 밝아 있다
그대 집으로 들어가 자도
동공 같은 미리내를 올려다가 밤내 세상을 볼 테지
그렇게 나는 만족하며 집을 지킨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