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향기 ㅡ 광향
물 흐르어 가는 곳은 어디인가
고요히 호숫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는
시선할 수 없는 머나먼 그곳, 그 이유.
가만한 눈으로 바라보는 풍경의 적막함에는
자연도 어쩌지 못하는 장구한 시공만이 흐를 뿐이다
어떠한 부름에랄 것 없이 흘러가는 강물의 줄기에는
산천이 네 개의 계절에 오색의 빛을 받아 찬란히 물결친다
집집 마다의 가축들은 저마다의 일들로 사람을 위하고
깨어나 먼저 가을에 당도한 자들은 진청 별처럼 속삭인다
한겨울 긴긴밤을 지새워 피어날 봄아
단단한 껍데기를 뚫고 도래할 새봄아
먼저 서 알리는 것이 객관의 거짓이더라도
청명 [淸明]의 봄비에 나리우는 꽃잎의 창백은
보슬보슬, 만물을 감싸 안고 하강한 천공의 맑음.
새봄아 오라 !
향기를 맡고 킁킁대며 살폿 살포시 오라
봄을 알리우는 향기는 공기처럼 공허를 메웠으니
온 천지에 새봄아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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