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목장] 1. 일상의 여유, 믹스커피

  "싀샤님, 커피?"

정수의사랑 동갑내기인 목부선생님 까뜨리씨가 묻는다.


정수의사는 젖소목장으로 출장을 다니며 정기검진 혹은 진찰.치료를 하는 대동물 수의사다.

사장님과 목부선생님들과 함께 정기검진을 하기도 하고 아픈 소를 치료하기도 한다.


결과는 항상 좋을 수 만은 없지만

어쨌든 일은 끝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고된 일을 끝내고 나면

사장님들께서 믹스커피, 음료수, 차, 생수, 초코파이, (컵라면?) 등을 수고했다고 포상해주신다.

(식사때가 맞으면 가끔 밥을 함께하기도 한다.)


정수의사는 납죽납죽 잘 받아마시는 편이다.


믹스커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의 믹스커피같은 존재가 어디에나 존재한다.


까뜨리씨는 네팔에서 오셨는데, 네팔과 인도에서는 짜이라는 밀크티 비슷한 것을 대접한다고 한다.


중년의 사회인들의 뱃살의 주범이긴 하지만


밥때는 아니고, 일에 지쳐 당이 떨어질 때,

믹스커피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철철 흘려 목넘길 수 밖에 없다.


그 한잔은 뜨겁다.

한모금 한모금 마실 때마다, 이상하게도 빨리 식는다(여름에도 말이다.).


차라는 것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다면 좋으련만

차는 짜게 식어가고, 또다른 일들은 도래하고, 가야할 인생길이 멀다.


쉼은 그렇게 쉼표를 길게 늘여 휘갈기는 것처럼

후련하기도 미련이 남기도 하다.


까뜨리씨는

늘 일하기 전에 정수의사에게 믹스커피를 묻는다.


힘내라고 말해주는 내 절친한 친구 까뜨리씨


"네!"


함께 일상을 굴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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