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목장] 4. 생명행동학
정수의사는 100kg이 넘는 육중한 체구로 그리 날렵하지 못하지만
소를 잘 몬다.
9년간의 노하우도 있지만
깨나 분석력이 있고 체계화를 잘해서이기도 하다.
소몰이의 기본이 되는 생명행동학 요강을 남겨본다.
일반인들은 거구의 소를 보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수의사는 초식동물인 소보다 육식에 가까운 개. 고양이가 더 무섭다.
개와 고양이가 무서워서 대동물 수의사가 된 것도 있다.
우리나라 축산업 현장에서 (물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동물의 생리를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그렇게 위험할 일은 없다.
낙농가에서는 거의 수컷을 볼 일이 없다. (암컷은 수컷보다 공격성이 없다.)
물론 새끼를 분만한 어미는 조심해야한다.
비육농가에서도 대부분의 비육소는 거세를 하고 (공격성 저하)
거세우의 경우에도 보통 3년은 지나야 자신이 세다는 것을 인지하고
공격성을 띄게 되는데, 그 전에 보통 도축된다.
하지만 종부소, 비거세우,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한우 등은 정말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만의 한마리 정말 공격성이 있는 소
도망자(초식동물)에게 퇴로를 주지 않고 접근하여 우왕자왕하게 만들었을 때 등에서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소들은 호기심이 많다.
정기 우군관리를 하러 초음파를 어깨에 메고 직장검사 복장을 하고 우사에 들어가 있으면
대담한 녀석들은 가까이 와서 냄새를 맡고 핥고 난리가 아니다.
소들은 거구이지만 얄미우리만치
외부인의 손길을 잘 피한다.
가끔은 소들이 귀여워서, 거의 대부분 귀찮아서, 아니면 승가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가까이 다가온 소들을 손으로 몰아내려고 하면
손으로 소를 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과의 간격을 정확하게 보고 다가오고
손을 내밀면 굉장히 민첩하게 잘도 피한다.
소몰이에 능통하면서 어렷을 적부터 사회인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이 왜이리 어려웠나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사자처럼 대해주길 바라고
풀을 뜯는 평화로운 날들의 연속이길 바란다.
존재간의 간격과 경계, 파이의 분배.
그것이 문제이고 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닐까.
변경을 넓혀가고 영토를 지켜내는 역사는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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